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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독서

[니체] 사랑에 대하여

by 생각하는달팽이 2015. 8. 11.

 사랑은 사람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을 계속 주시하려는 눈을 가지고 있다. 사랑은 사람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이끌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공부나 교제, 일이나 취미, 독서 등 무엇인가 새로운 일에 맞닥뜨렸을 경우의 현명한 대처 요령은 가장 넓은 사랑을 가지고 맞서는 것이다. 꺼리는 면, 마음에 들지 않는 점, 오해, 시시한 부분을 보아도 즉시 잊어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그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며 전체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잠자코 지켜본다. 그럼으로써 드디어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그것의 심장인지 확연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좋다 혹은 싫다와 같은 감정이나 기분에 치우쳐 도중에 내팽개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넓은 사랑을 갖는 것. 이것이 무언가를 진정으로 알고자 할 때의 요령이다.


 성욕에 몸을 맡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본래 진정한 운명이어야 할 사랑은 잊어버리고 오로지 성욕만이 두 사람의 굴레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조금식 성장해 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성욕을 먼저 뛰어넘지 않으면 안된다. 사랑의 발달에 한걸음 뒤로 성욕이 동반되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럼으로써 상대도 자신도 깊은 사랑을 육체와 함께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마음과 육체 모두가 동시에 행복해지는 길이기도 하다.


 사랑이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느끼며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고 기뻐하는 것이다. 자신과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는 대립하여 살고 있는 사람에게 기쁨의 다리를 건네는 것이 사랑이다. 차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사랑하는 것이다.


 존경이라는 것에는 어느 정도 상대와의 거리가 존재한다. 그것에는 외경이라는 것이 드리워져 있다. 서로 간에 상하관계가 만들어지고 힘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에는 그런 관점이 없다. 위아래도, 차이도, 힘의 우위와도 무관하게 감싸 안는 것이 사랑이다. 그 때문에 명예심이 강한 사람은 사랑받는 것에 반항심을 갖는다. 사랑받는 것보다도 존경받는 것이 기분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존심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때때로 사랑받지 못한다. 사람이 사랑받고 존경까지 받길 원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존경보다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다.


 사랑은 허용한다. 사랑은, 욕심을 부리는 것도 허용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자신의 결점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처신한다. 이것은 허영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언젠가 그것을 알아차리고 혐오감을 갖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결점을 고치려고 한다. 이러한 사람은 좋은 인간으로, 어쩌면 신과 비슷한 완전성에 끊임없이 다가가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타인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을 사랑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특별히 훌륭한 구석도 없고, 외모도 아름답지 않고, 성격도 특별히 좋지 않은데 ......'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의 눈은 완전히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아름답고 고귀한 것을 찾아내고 주시하는 것이다.


- 니체의 말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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