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지성에 대하여

2015. 8. 13. 01:23Etc/독서

 악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모욕하는 것이다. 

가장 인간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에게도 창피를 안겨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얻는 자유란 무엇인가? 어떤 행위를 해도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극장이나 미술관처럼 거대하고 훌륭한 시설을 끊임없이 만든다고 하여 보다 큰 문화가 속속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도구나 기술을 다채롭게 갖출수록 풍요로운 문화의 조건과 기초가 쌓이는 것도 아니다. 문화를 낳는 것은 마음이다. 그런데 현대 관료나 상인은 서로 손을 맞잡고 문화를 발전시킬 수단이라 불리는 것을 꺼내 들며 오히려 문화를 괴멸시킬 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 비록 지금 시대가 이러하지만, 문화의 본질이 사물과 수단이라 여기는 사고방식에 대하여 우리는 강하게 저항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재능이나 기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도 일을 완성시킬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는 시간을 믿고 완성을 기다리지 못한다. 자신이 손만 대면 무슨 일이든 완성된다고 믿는다. 그 때문에 언제나 어정쩡한 결과로 끝나버린다. 업무 수행에서도 작품 제작에서도, 차분히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성급히 대처한다고 해서 보다 빨리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을 완성하는 데에는, 재능과 기량보다도 시간에 의한 숙성을 믿으며 끊임없이 걸어가는 인내의 기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맡는다.

 

 일반적으로 '철학을 가진다'라고 말할 경우, 어느 정도 굳어진 태도와 의견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을 획일화하도록 만든다. 그런 철학을 갖기보다는 때때마다 인생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것이 낫다. 그 편이 일이나 생활의 본질을 명료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야 말로 바로 철학하는 것이다.

 

 이러이러한 원인이 있었기에 이 같은 결과가 되었다. 이처럼 생각되는 일들이 많다. 그러나 그 원인과 결과는 우리가 멋대로 명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도 원인과 결과로 간단히 분석할 수 있을만큼 단순하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요소가 수없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사실을 무시한 채 어느 하나의 것만 원인과 결과로 단정하여, 거기에 어떤 강한 연관성이 있는 듯 생각하는 것은 너무도 어리석은 일이다. 원인과 결과로써 사물의 본질을 이해한다고 느끼는 것은 오만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당연히 옳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최소한 다음의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사람과 교제할 것, 책을 읽을 것, 정열을 가질 것. 이들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다.

- 니체의 말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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